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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사례

부캉이 상표, 먼저 출원하면 임자일까?

  • 날짜 2026.10.06
  • 조회수 5


안녕하세요. 특허법률사무소 엘프스입니다.

"요즘 뜨는 이름으로 굿즈를 만들어도 될까?", "누가 먼저 상표를 출원해 버리면 어떡하지?"
화제가 된 이름이 생길 때마다 사업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입니다.
마침 이 질문에 꼭 맞는 일이 부산에서 벌어졌습니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상어 '부캉이'가 60만 명 넘는 관람객을 모으자, 한 개인이 '부캉이' 상표를 먼저 출원한 것입니다.
먼저 출원하면 정말 임자가 될까요?

이번 글에서 부캉이 상표권 논란을 따라가며 선출원주의의 원칙과 한계, 그리고 화제가 된 이름을 둘러싼 상표 리스크를 정리합니다.

1. 부캉이는 누구? 정체와 이름의 유래
부캉이는 지난 9월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상어입니다.
몸길이 약 3.5m의 무태상어로 추정되며, 수로 가장자리를 따라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SNS로 퍼지며 단숨에 유명해졌습니다.
'샤클루언서(상어+인플루언서)'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입니다.
'부캉이'라는 이름은 '북항'에서 따온 애칭입니다.
부산시설공단이 소셜미디어에서 이 이름으로 상어를 소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전해집니다.

상표 이야기에서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캉이는 기업이 기획한 캐릭터가 아니라, 우연히 나타난 야생동물에게 공공기관과 시민이 함께 붙여 준 별명입니다.
이름은 유명하지만 '원작자'나 '상표 사용자'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원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이 점이 뒤에서 살펴볼 등록 가능성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2. 60만명이 찾은 '부캉이 신드롬'과 커지는 상업적 가치
부캉이의 인기는 숫자가 보여 줍니다.
평소 하루 2,000명 수준이던 북항 친수공원에 부캉이 등장 이후 누적 약 63만명이 몰렸고, 추석 연휴 나흘 동안에만 50만명 가깡이 다녀갔습니다. 
한 시민은 목격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웹사이트까지 만들었고, 몰려든 인파 덕에 인근 상권과 국제여객터미널 매장도 활기를 띠었다고 합니다.

부산시도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시민 8,200 여 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91%가 찬성하자, 9월 29일 부캉이를 부산시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소통 캐릭터 '부기'와 연계해 해양도시 부산을 알리는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정도 화제성이면 키링, 인형, 티셔츠 같은 '부캉이 굿즈'와 관광 상품 수요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름의 상업적 가치가 생기고, 그 가치를 먼저 차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3. 부캉이 상표권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 출원 내용 정리 : 9월 25일, 40개 상품
지식재산처 특허정보검색시스템(키프리스)에 따르면, 'BUKKANG! 부캉이'라는 문자와 상어 도형을 결합한 상표가 9월 25일 개인 A씨 명의로 출원됐습니다.
부캉이가 처음 나타난 지 일주일, 부산시가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기 나흘 전입니다.
출원 정보는 키프리스에서 누구나 조회할 수 있고, 이번 건도 언론이 키프리스 검색으로 확인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눈 여겨볼 부분은 지정상품입니다.

키링·머그컵·물병 같은 생활용품, 티셔츠·모자 등 의류, 봉제완구와 캐릭터 인형까지 모두 40개 상품을 지정했습니다.
관광 기념품으로 팔릴 만한 품목이 대부분 들어 있어 굿즈 사업을 염두에 둔 출원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대로 등록된다면 이 40개 상품에서는 A씨의 허락 없이 '부캉이'라는 이름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4. 부산시 "공공자산" ... 그런데 공공 쪽 출원은 없었다
부산시는 부캉이가 시민들의 관심으로 만들어진 공공자산이자 도시 스토리라며, 심사 과정을 주시하고 개인이 상업적으로 독점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처음 알린 부산시설공단은 상표 출원을 검토한 적이 없고, 관할기초단체인 동구도 명칭을 따로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소통 캐릭터 '부기'와 엮은 콘텐츠로 키울 계획인데, 이름을 띄운 쪽이 권리 확보에는 한발 늦은 셈입니다.
등록 여부에 따라 앞으로의 기념품·관광상품 사업에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5. 먼저 출원하면 끝일까? 선출원주의와 그 한계
상표법은 같거나 비슷한 상표가 여러 건 출원되면 먼저 출원한 사람만 등록받을 수 있는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습니다. (상표법 제35조)
A씨가 일단 유리한 자리를 차지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출원은 출발선일 뿐입니다.
상표권은 심사를 통과해 설정등록을 마쳐야 비로소 발생하고(제82조), 심사에는 통상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그 과정에서 거절이유가 확인되면 먼저 출원했더라도 권리를 얻지 못합니다.
지식재산처도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주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거절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 상표법 제3조는 상표를 '사용하는 자 또는 사용하려는 자'가 등록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지정상품이 사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넓다면, 심사 과정에서 실제 사용 의사를 소명하라는 요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6. 거절될 수 있을까? 상표법 제34조의 '판단 시점'
화제가 된 이름의 선점 출원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조항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입니다.
국내외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품 표시로 인식된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하면 등록을 거절하는 규정입니다.
이미 쌓인 남의 신용에 편승하는 출원을 막으려는 취지입니다.

쟁점은 판단 시점입니다.
상표법 제34조 제2항은 제13호를 '출원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출원 당시 이미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2021.12.30. 선고 2020후11431판결)
그런데 A씨가 출원한 9월 25일에는 부캉이가 누군가의 상품 표시로 쓰인 적이 없었습니다.
원작자가 분명했던 펭수와 달리, 이 조항만으로 거절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수요자 기만 우려(제12조)는 '등록 여부를 결정할 때'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 사이 부산시가 부캉이를 공식 홍보와 굿즈에 본격적으로 활용한다면,수요자가 A씨 상품을 부산시 공식 상품으로 오인할 우려를 주장할 여지가 생깁니다.
물론 결론은 심사관의 판단과 앞으로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7. 닮은 꼴 사례 : 펭수
2019년 EBS캐릭터 펭수가 인기를 끌자 제3자들이 '펭수' 명칭을 먼저 출원해 논란이 됐스니다.
EBS는 심사 중인 출원에 정보를 제공하며 대응했고, 제3자의 출원은 부정한 목적의 출원으로 판단돼 등록이 거절됐습니다.
펭수 사례의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정당한 권리자는 출원이 늦었더라도 다툴 수단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다툼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부캉이는 '정당한 권리자가 누구인가'부터 따져야 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복잡한 사례입니다.


8. 바다로 돌려보내기 작전 : 상어는 떠나도 이름은 남는다
부캉이의 인기와 별개로, 부산시는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수로에서 먹이 활동이 관찰되지 않아 오래 머물면 폐사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9월 29일 1차 작전에서는 선박과 워터펌프로 물줄기를 쏘아 수로 밖으로 유도했지만, 부캉이가 수로 벽에 바짝 붙어 피해 다니면서 5시간여 만에 중단됐습니다.
이 글을 쓰는 10월 2일 오후에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작한 길이 50m, 높이 6.8m의 차단 그물로 퇴로를 막으며 바다 쪽으로 이끄는 2차 작전이 진행됩니다.
수로 입구는 부캉이가 다시 들어오지 않도록 당분간 그물로 막아 둘 계획이라고 합니다.

상표 관점에서 눈여겨볼 점은, 부캉이가 바다로 돌아간 뒤에도 이름의 가치는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부산시는 이미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고, 공식 SNS와 유튜브에서 관련 콘텐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어는 떠나도 '부캉이'라는 이름을 둘러싼 권리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입니다.


9. 실무 체크 포인트 : 이름을 지키는 쪽과 쓰려는 쪽 모두
1) 정당한 권리자라면 : 정보제공 → 이의신청 → 무효심판
: 남이 먼저 출원했다고 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계별로 쓸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정보제공입니다. (상표법 제49조)
심사 중인 출원이 거절이유에 해당한다는 정보를 증거와 함께 지식재산처에 낼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펭수 사례에서 EBS가 택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이의신청입니다. (제60조)
심사관이 거절이유를 찾지 못해 출원공고가 되면, 누구든지 공고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25년 7월부터 기존 2개월에서 30일로 줄었으니 공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는 무효심판입니다. (제117조)
이미 등록됐다면 이해관계인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단계입니다.
어느 단계든 핵심은 증거입니다.
언제부터 누가 그 이름을 써 왔는지 보여 줄 게시물, 보도자료, 판매 기록을 날짜와 함께 모아두어야 합니다.
부캉이처럼 공공이 키운 이름이라면 명칭을 처음 알린 시점, 홍보대사 위촉 경위, 공식 채널 콘테츠가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공익 목적의 활용이 중심이라면 상표와 함께 업무표장(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업무를 나타내는 표장) 출원을 검토해 볼 수도 있습니다.

2) 화제 키워드로 사업하려는 대표가 따져볼 것
: 화제가 된 이름으로 굿즈를 만들거나 브랜드를 띄우고 싶다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키프리스에서 같은 이름이 이미 출원됐는지 검색해보세요.
출원 중인 상표라도 나중에 등록되면 그 지정상품에서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직접 출원하는 경우의 위험도 따져야 합니다.
정당한 권리자가 따로 있는 이름이라면 거절되거나 등록 후에도 무효가 될 수 있고, 그 동안 들인 비용과 쌓은 사업 기반을 함께 잏을 수 있습니다.
상표 외의 권리도 함께 봐야합니다.
남이 찍은 사진이나 캐릭터 이미지를 쓰면 저작권 문제가, 공공기관의 공식 상품처럼 보이게 만들면 부정경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내 브랜드는 '뜨기 전에' 출원하기
: 부캉이 사례가 주는 가장 현실적인 교훈은 타이밍입니다.
부캉이가 처음 나타나고 출원이 이루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일주일이었습니다.
새 캐릭터나 제품명을 공개하기 전에 출원부터 해 두면, 화제가 된 뒤 이름을 빼앗길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지정상품도 지금 하는 사업뿐 아니라 굿즈나 프랜차이즈처럼 확장할 영역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은 지정하는 상품 범위에 따라 달라지니, 핵심 품목부터 우선 확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캉이 상표, 먼저 출원했다고 임자는 아닙니다
정리하면, 부캉이 상표를 먼저 출원한 A씨가 선출원주의상 유리한 출발선에 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부캉이'의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권은 심사를 통과해 등록돼야 생기고, 심사에서는 부정한 목적이나 수요자 기만 우려 같은 거절이유가 함께 검토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캉이는 원작자가 분명했던 펭수와 달리 이름의 주인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출원 당시의 사정과 등록 여부를 결정할 때의 사정이 모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산시의 대응과 지식재산처의 심사 결과는 앞으로 화제가 된 명칭의 선점 출원을 판단하는 데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입니다.

사업하는 입장에서 얻을 교훈은 분명합니다.
남이 띄운 이름에 올라타는 출원은 거절과 분쟁의 위험을 안고 가고, 내가 키운 이름은 화제가 되기 전에 지켜 두는 편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듭니다.
이름이 유명해지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면, 그 이름을 지키는 준비도 그만큼 빨라야 합니다.
화제가 된 이름으로 사업을 구상한다면 출원 현황 검색, 정당한 권리자 확인, 상표 외 권리 검토를 먼저 거치고, 내 브랜드라면 공개 전에 출원하되 확장할 지정상품까지 미리 설계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화제가 된 이름일수록 권리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빠르게 따라옵니다.

저희 특허법률사무소 엘프스는 출원 전 선행상표 조사와 지정상품 설계부터 정보제공·이의신청, 무효심판까지 브랜드를 지키는 전 과정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새 브랜드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누군가 먼저 출원한 상황이라면 사안에 맞는 대응 방법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은 편하게 당소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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